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개최하는 2024 SIMTOS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등대공장을 통해 본 자동차 제조공정 혁신동향
본 원고는 저자의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 Vol.135 ‘등대공장을 통해 본 자동차 제조공정 혁신 동향’의 방법론 및 결과를 활용하여 작성하였다.
윤자영 책임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기업성장본부)
2025년 글로벌 제조업 분야 정책변수의 핵심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다. 취임과 함께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역 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그 일환으로 IRA 검토 명령, 중국 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한 25% 관세의 원인은 자동차산업이다. 멕시코와 캐나다 자동차에서 생산된 차량은 약 360만대로 전체의 약 70%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미국 자동차 판매의 22%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OEM기업들의 많은 움직임이 예상된다.
공작기계산업은 자동차를 주요 전방산업으로 두고 있고, 경기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전방산업 관세 부과에 따라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구도 재편과정에서의 기회요인이 존재한다. 급변하는 교역환경을 비롯하여 소비자 트렌드 변화, 노동시장 변화, 친환경 요구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하여 AI, IoT, 로봇 등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 자동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혁신적인 제조 방식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2018년부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선정하는 자동차분야의 등대공장(Light House Factories) 분석을 통해 제조공정 혁신 동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공작기계산업의 경쟁력 확보방안을 모색해본다.
등대공장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활용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2025년 2월 기준 전 세계 등대공장은 33개국, 35개 산업분야에서 189개이다. 이 중 자동차산업 내 기업은 총 22개로 전체의 11.6%를 차지한다. 자동차산업은 다양한 소재·부품 및 공정이 필요한 조립산업으로 공정 간 협력 효율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 수요의 변동성 및 다양성이 커짐에 따라 시장 출하까지의 리드타임을 단축시킬 필요성이 증가하여 기업들이 장비고도화 및 데이터 관리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율제조 및 전동화 수요 충족은 물론, 부품 공용화(모듈 아키텍처)를 통한 원가 혁신, 개별 수요자가 원하는 맞춤형 제품 등 다양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생산방식 도입이 활발한 특징을 가진다. 스마트 제조화를 통해 전동화의 핵심인 배터리 제조의 복잡성·정밀성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부품의 모듈화 구현,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품질관리, 생산 최적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자동차 등대공장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12개로 전체의 54.5%를 차지하고, 프랑스, 인도, 튀르키예가 각 2개, 브라질, 독일, 체코, 모로코가 각 1개씩 선정되었다. 이들 공장은 대체로 글로벌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노동비용이 낮거나 현지 시장을 공략이 가능 및 부품조달이 원활한 해외 생산기지로서, 스마트 제조화를 통해 비용절감 및 친환경 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Renault의 브라질 공장, 독일 Bosch의 중국 및 튀르키예 공장, Continental의 체코 공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등대공장 선정이 가장 많은 중국의 경우 CITIC Dicastal(자동차용 알루미늄 휠 및 섀시부품사) 모로코 공장을 제외하고, 자국 내 공장을 고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15년부터 ‘중국제조 2025’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 제조업에서의 스마트제조를 확산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설정 및 추진하고, 각 지방정부에서 구체화된 행동지침을 실행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스마트제조 역량 성숙도를 모델을 구축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제조공장은 70% 이상 디지털화 및 네트워크화를 실현하도록 하고 스마트제조 시범공장을 500개 이상 건설하여 등대공장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24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제조업 고도화’ 및 ‘첨단기술 육성’을 1순위 달성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대규모 설비 교체’(4%/GDP 규모)를 중점 산업정책으로 꼽았다.
제조분야별로는 르노 3개 공장, BMW, SAIC 등 완성차社 7개와 Bosch 4개 공장, CATL 3개 공장, Continental, Valeo, CEAT 등 부품社 15개 공장이다. 이들 공장은 더욱 고도화된 인공지능(AI)기술과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을 활용하여 생산성 향상 외에도 설계, 프로세스, 수요단계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유연성(agility), 회복성(resilienc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분야 등대공장 대표사례로 2025년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중국의 대표적 기술혁신도시인 선전시의 Valeo Interior Controls 공장이 있다. 동사는 자율주행분야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조명, 공조 등 실내제어시스템 분야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장은 AI기반 솔루션, 조명자동차단 등 42개의 기술을 활용하여 완제품 불량률 45.9%, 리드타임 34.5%, 단위 에너지 소비 27.1% 감소시켰고, 생산성은 60.2% 증가시킨 것으로 보고되었다.
가치사슬 전반의 디지털 전환으로 자동차 선진국들은 첨단 제조설비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동화·자율화로의 자동차 전환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생산현장에서의 변화가 중요한 경쟁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동차 기업ㆍ설비 기업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내 노동여건, 작업환경 및 작업자에 최적화된 설비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산업 간 공동연구개발 및 유기적인 네트워킹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