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개최하는 2024 SIMTOS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지능형 정밀 가공시스템
국제정세 불안 및 미중 갈등 속 글로벌 공급망 대안처 부상
아세안 반도체 산업 주도하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아세안 지역이 불확실성 시대에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이 본격화되면서 첨단기술,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도 중국 견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를 위한 미국의 전략적 행보 역시 아세안 지역의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TRADE FOCUS 40호 ‘아세안 반도체 산업의 도약’를 통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3국을 중심으로 아세안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살펴봤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으로 떠오르는 아세안 반도체 산업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아세안 반도체 시장은 반사이익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은 2022년부터 수출관리규정(EAR), 무역법 301조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에게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를 요구하며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앞다퉈 아세안 진출 계획이 잇달아 발표되는 등 아세안 반도체 산업은 현재 활발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기업들 다수도 미국의 대중 제재 회피를 위한 목적으로 아세안 지역에 진출 중이다. 파이낸셜 타임즈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이후 말레이시아 페낭 내 중국 기업은 16개사에서 55개사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아세안 지역 해외 직접 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FDI)는 꾸준히 증가해, 2023년 전 세계 아세안 제조업 FDI 대비 중국 비중이 12.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마이크론, 인피니언,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아세안 투자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 패키징 라인을 베트남에 신설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아세안 반도체 주도하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아세안 반도체 산업에서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3개국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이들 국가의 최대 수출산업으로, 기업·정부 각층의 활발한 투자에 따라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말레이시아의 글로벌 반도체 수출액은 연평균 10.7%, 베트남은 2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반도체 생산 주요국들의 글로벌 반도체 수출액을 연평균 증가율로 살펴보면 대만은 11.5%, 중국은 9.9%, 한국은 9.3%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 3개국이 전 세계 반도체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5%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꾸준히 10%대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해왔으며, 말레이시아는 2023년 최초로 점유율 10% 초과 달성을 기록했다. 베트남 또한 2022년 기준 점유율이 2014년 0.4%였던 점유율이 2022년에는 1.7%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4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부분은 인적 자원 환경, 지정학적 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더불어 첨단 패키징 등의 기술적 발전 역시 아세안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회로 연결될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 반도체 3국 장단점 상존하지만 기회 창출기회 존재
반도체 산업 차원에서 아세안 지역의 강점은 지리적 이점과 낮은 인건비를 들 수 있다. 아세안 지역은 글로벌 반도체 주요국인 한국, 대만 등과 지리적으로 밀접해 물류·공급망 연결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공급망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아세안 지역은 아시아 반도체 공급망에 밀착 연계가 가능한 상황이다. 동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는 반도체 가치사슬에서 봤을 때 아세안 지역은 제2의 거점 역할에 적합한 곳이다.
아세안 지역의 저렴한 인건비 및 풍부한 인력은 반도체 산업의 노동집약적인 공정에 특화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 할 만하다.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경우 2020년 기준 월평균 임금이 미국의 각 15%, 6%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싱가포르의 경우 임금 수준이 높은 대신 숙련 인력이 풍부해 반도체의 고도화된 공정 수행에 용이하다.
다만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반도체 산업 구조의 한계는 아세안 반도체 산업의 약점이다. 아직까지도 아세안 지역은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환경이 미흡하며, 산업현장의 열악한 처우도 고학력자의 해외 이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구조적 한계 넘어 고부가치 반도체 첨단 패키징 확대 가능성
아세안 지역 반도체 산업이 극복해야 할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현재와 같이 웨이퍼 수입 후 조립·테스트·패키징을 통해 완제품을 해외로 재수출하는 구조로는 자체적인 공급망 자립이 힘든 상황이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반도체산업은 후공정 위주의 제한적 구조에 더해 기술력을 갖춘 로컬 반도체 기업이 부족하기에 해외 기업의 투자에 의존하는 경향도 강하다. 실제로 조립·테스트·패키징 공정의 부가가치는 반도체 전산업 부가가치 창출의 6%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반도체의 첨단 패키징 시장이 성장하면서 아세안 지역의 반도체 산업 고도화 기회 및 투자 유입 확대 가능성도 높다.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첨단 패키징은 고성능 칩 제조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며 아세안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약 10%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욜(Yole Devlopment)이 내놓은 첨단패키징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2022년 443억달러의 매출규모는 2028년 78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현재 반도체 첨단패키징 시장은 대만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아세안 반도체 산업의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글로벌 반도체 조립·테스트·패키징(ATP) 공정 13% 차지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수출 5위 국가로, 반도체산업은 말레이시아 대세계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요한 수출 산업이다. 특히 2023년 말레이시아는 미국의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약 21%의 점유율을 차지하여 대미 수출국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전 세계 반도체 조립·테스트·패키징(ATP) 공정의 13%가 진행되고 있다. 인텔, 인피니언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서 패키징 공정을 가동 중이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이후 설비규모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든다면 인텔은 50여년 전인 1972년에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으며, 인피니언도 2006년부터 반도체 패키지 공정을 갖추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수출대상국 중 중국·홍콩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23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31.8%를 나타냈으나 2020년부터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기준 말레이시아 반도체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12.2%로 2014년 대비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반도체 수출은 아세안 역내 교역 비중이 30% 이상으로 싱가포르, 베트남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최대 수입대상국은 대만이다. 아세안의 반도체 주요국라고 할 수 있는 싱가포르, 베트남 중 말레이시아의 대만 수입 편중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수출과 반대로,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수입에서 중국의 비중은 상승하고, 미국의 비중은 하락하는 추세다. 중국·홍콩으로부터의 반도체 수입 비중은 2016년부터 증가세가 이어져 2023년 기준 약 19.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주요 종합반도체기업(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IDM)들은 후공정 공장을 확장하고 있으며, 3D패키징 등 첨단 패키징 기술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인피니언 등의 업체뿐 아니라, AT&S 등 말레이시아 신규 진출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인텔은 페낭 지역에 미국 외 최초 3D 패키징 공장을 설립할 예정으로 약 7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4년 5월 발표한 ‘반도체 국가전략’을 토대로 약 1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을 3개의 전략 단계로 나누어 지원하며 첨단패키징 등 부가가치가 높은 공정을 중점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내 기업의 첨단화 및 성장을 지원해 근로자 임금 상승을 도모하는 한편, 인적 자원 강화를 통해 다시 반도체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024년 8월 초에는 수도 쿠알라룸푸르가 위치한 슬랑오르주에 말레이시아 첫 반도체 디자인 산업단지(6만㎡)가 조성되었으며, 400명 이상의 반도체 칩 디자이너들이 근무할 예정이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서북부 페낭 지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으며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페낭 지역의 반도체 산업은 50년 이상의 긴 업력을 지닌 곳으로 그 역사가 꽤 깊다. 인텔은 1972년 페낭 자유무역지역이 지정되면서 말레이시아 내 첫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건설했다. 일반적으로 기존 컨벤셔널 반도체 패키징은 부가가치율이 낮은 단순 노동에 가까워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 위주로 자리를 잡는다. 2023년 기준 말레이시아 전체 전기전자제품 분야 수출의 약 59%, 전세계 반도체 매출의 5% 이상이 페낭에서 발생하고 있다.
싱가포르
아세안 지역 유일한 웨이퍼 제조 및 장비 생산 진행
싱가포르에서 반도체 산업은 국가 GDP의 약 8%, 전체 제조업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 반도체 산업의 부가가치는 지난 20여 년간 연평균 9.3% 성장햇으며, 2022년 기준 전자제품 산업의 전체 부가가치 86.4%를 창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세안 반도체 최대 수출국으로 한국과의 교역 또한 활발한 상황이다. 싱가포르의 반도체 수출대상국 중 한국 비중이 2022년 기준 5.1%를 기록했으며,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비해 큰 규모다. 2022년 말레이시아의 한국 수출 비중은 3.7%, 베트남은 2.3%를 기록했다. 반면 싱가포르의 수출대상국 중 미국 비중은 4%대로 말레이시아, 베트남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반도체 수입의 절반 이상(58.6%)을 대만, 한국에 의존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반도체 수입에서 미국, 중국·홍콩의 비중은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대만 수입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만의 싱가포르 수출은 2021년 이후 3년 연속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에서 유일하게 웨이퍼 제조 및 장비 생산이 활발한 국가가 싱가포르라고 할 수 있다. 1986년 전 세계 두 번째로 파운드리 산업에 진입했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약 11%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싱가포르 동부의 템피니스(Tempines)와 파시리스(Pasir Ris), 북부의 우드랜드(Woodlands) 등에는 총 391헥타르 크기의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 1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도 약 20%에 달하는 점유율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는 1991년 싱가포르에 진출 후 아시아 지역거점으로 지정했으며, 기업 전체 산출량의 약 50%를 싱가포르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기관 A*STAR(Agency for Science, Technology and Research)와 협력해 반도체 장비의 기술혁신을 위한 공동연구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아세안 반도체 허브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우수한 인적 자원 및 기업친화적인 환경, 뛰어난 물류 인프라 환경이 있었다. 싱가포르는 제조업이 GDP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유사한 도시국가 홍콩은 GDP 내 제조업의 비중이 약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싱가포르는 기본 법인세율이 기업 규모, 사업 소득 구간과 관계없이 17%로 단일적용되는가 하면, 2023년 기준 세계은행 글로벌물류성과지수도 통합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업 활동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싱가포르는 대학과 기업과의 산학협력도 활발한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싱가포르 폴리텍 대학 5곳에 인턴십·장학금을 제공하기로 MOU를 체결하는 등 인력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종합반도체 기업(IDM)뿐만 아니라 글로벌파운드리, UMC, VIS 등 파운드리 기업이 제조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기타 아세안 국가와 달리 후공정 편중도가 낮기 때문에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높고 비교적 광범위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제조업 2030’ 정책을 주축으로 부가가치 50% 향상을 목표로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자국 내 제조 기업을 육성에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기술 수준에 따라 단계적인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고, R&D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28nm 이하는 10년, 65nm 이하는 5년 간 법인세를 감면해주고, 혁신기업 선정 시 15년동안 감면혜택을 제공한다. 싱가포르는 자국 내 기술 역량 혁신을 위해 질화 갈륨 반도체 상용화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2025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베트남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로 세계 공급망 내 잠재력 우수
베트남은 원자재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외교 관계 격상 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잠재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것으로 추정되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전략적인 잠재 가치가 높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 추정 매장량 대비 국가별 비율 살펴보면 중국 40%, 베트남 20%, 브라질 19% 순으로 나타났다. 2023년 6월 베트남 정부는 가공되지 않은 희토류에 대해 전면 수출 통제를 발표한 바 있으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미국과의 외교 관계가 2023년 9월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면서 반도체 인력 양성과 관련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례로 미국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국제기술안보혁신기금(ITSI Fund)을 바탕으로, 베트남은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협력해 반도체 전문기술 인력교육 프로그램에 착수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달리 베트남의 경우 반도체 수출대상국 중 미국 비중이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베트남 반도체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은 27.4%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8년 6.6% 이후 가파른 증가세로 중국과의 격차가 대폭 축소되는 양상이다. 2022년 중국·홍콩이 베트남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50% 미만으로 하락된 상황이다.
베트남은 반도체 수입의 약 3분의 1을 한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반도체 산업의 잠재력이 높은 편이다. 2022년 안세안 반도체 주도국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한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은 각각 4.5%, 14.7%를 나타낸 바 있다. 수출과 반대로, 중국·홍콩의 베트남 반도체 수입시장 점유율은 2022년 19.4%로 2014년 11.1%에 비해 약 1.7배 증가했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 반도체 산업과의 연계가 한층 강화되고 있따. 박닌 중심 북부 산업단지, 호치민 중심 남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설비를 확장에 있다. 2023년 베트남의 가공·제조업 관련 해외직접투자 유입은 전년대비 3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잇다.
베트남 정부는 2024년 2월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으며, 205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집중적인 지원책을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2030년 250억달러, 2040년 500억달러, 2050년 1,000억달러를 목표로 10년마다 반도체 산업의 매출을 2배 성장시켜나간다는 계획으로, 완결형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축으로 부상하는 아세안 반도체 3국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는 가운데 아세안 지역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전략적인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아세안 지역에서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쟁과 견제가 깔려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아세안의 지정학적 중요도는 더욱 커졌으며, 기존 아세안 국가들이 보유하던 반도체 산업 역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세안 반도체 산업 주도국 중 싱가포르 내 파운드리 산업의 투자 확대,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첨단 패키징 기술 도입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진행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공급망 다각화가 최근 세계 교역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아세안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도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제재가 단기간 내에 아세안 반도체 산업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은 아세안 지역을 제재보다는 협력 대상으로서 더 큰 가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가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장비 국산화, 첨단 패키징 기술력 제고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전략산업 육성을 도왔다는 역효과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특히 반첨단 패키징은 범용 장비를 사용하고 개별업계의 노하우 축적이 중요한 분야로 제재 효과가 크지 않아, 향후 후공정 분야에서도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키징 분야 전통적 강자이자 미국과의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은 아세안과의 협력은 미국 입장에서 전략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지로 보여진다.
아세안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변수는 존재한다. 제47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향후 미국 통상정책 전반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CHIPS Act) 축소·폐지 및 반도체 관세 인상을 통한 미국 내 제조업 부흥 계획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말레이시아·베트남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 인상 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 아세안 3국과 상생발전 토대 마련해야
우리나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아세안 지역과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한국 또한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아세안과의 협력 및 현지 진출로 중국 현지 공장 및 공급업체와의 리스크를 완화할 필요가 있따. 더 나아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아세안 국가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각국과의 맞춤형 연계협력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할 것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의 대미, 대중 협력 수준은 상이한 상황이다. 아세안 전체를 하나로 묶기보다는 각국의 외교 및 경제 협력 방향에 맞춰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실제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우호적이고, 싱가포르와 베트남은 미국과의 협력에 우호적이라는 대내외 인식이 우세하다.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현지 진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과 반도체 분야 인력 양성을 공동 추진하는 등 협력사업 발굴도 중요하며, 국내 반도체 산업의 인력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기에 공동 인력양성 사업은 상호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의 후공정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국 반도체 가업들도 후공정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며 반도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전환이 요구된다. 2023년 매출 기준,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분야의 2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4곳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모두 10위권 밖일 뿐더러 전체 후공정 시설 수도 현저히 적다.
현재 시점에서는 우리나라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한 명확한 의지가 중요한 상황이다. 첨단 패키징 R&D를 적극 지원하고, 기업?연구기관?대학?정부가 연계해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후공정 부문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최근 글로벌 기업의 투자로 첨단 패키징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이들 아세안 주요국들을 잠재적인 파트너로 협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