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개최하는 2024 SIMTOS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중국 전기차의 동남아 시장 선점 요인 및 시사점
동남아 전기차 초기 단계에 중국 기업들 공격적 행보
가격경쟁력, 세재혜택, 현지생산, 물류라인 확보로 동남아 공략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 주요국에 현지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한편 생산에서 판매까지 시스템을 구축해 입지를 굳혀 나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동남아 전기차 시장은 2035년 850만대 규모로 예상되며 향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 세계경제 포커스 ‘중국 전기차의 동남아 시장 선점 요인 및 시사점(’24. 5. 8.)’, 무역투자진흥공사의 트랜드 보고서 ‘中 최대 자동차 전시회에서 본 중국 자동차 산업 동향(’24. 5. 28.)’을 통해 동남아 전기차 시장현황을 살펴봤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 동남아 시장 점유율 상승세
중국 전기차들은 2022년과 2023년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ASEAN 6개국(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내 시장 점유율은 이미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국 기업 전기차는 태국시장의 약 76%(1위), 인도네시아 시장의 약 42%(2위), 말레이시아 시장의 44%(1위), 싱가포르 시장의 약 34%(1위)를 차지했다.
ASEAN 6개국에서 중국 전기차의 점유율은 2021년 약 7%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비약적으로 증가해 약 52%로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2021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서 중국 전기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0%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급상승하는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동남아 지역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약 1만 5,000대 수준에서 2023년 약 15만대 규모로 급증했다. 지역 시장 점유율이 높은 중국 주요 기업들을 살펴보면 BYD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Shanghai-GM-Wuling(이하 ‘우링’)은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44.5%)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BYD가 베트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지만, 2023년까지 베트남 전기차 시장은 로컬기업인 빈패스트(Vinfast)가 독점하는 양상이다. 특히 동남아 최대 전기차 시장인 태국에서는 2023년 판매량 기준 1~4위까지 모두 중국기업이 차지했으며, 테슬라가 약 7.7%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주요국 중에서 전기차 판매가 활발한 나라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들 수 있다. 2023년 3개국의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1위 태국은 약 8만 6,000여대, 2위는 베트남으로 약 31,000대, 3위는 인도네시아로 약 1만 7,000대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 전동화 지연에 동남아 전기차 시장 공백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동남아 지역에서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지역시장의 특수성이라는 배경이 깔려 있다. 과거부터 동남아 지역은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지배력이 우세한 곳이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의 자동차 전동화가 지연되면서 지역시장 판세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은 동남아 지역의 전기차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할 수 있다. 그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던 일본기업들의 전기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동남아 주도권이 약화되는 추세다.
한때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기업들의 오랜 현지화 전략으로 인해 일본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이 약 90%에 달했다. 한마디로 일본 기업 외에 ‘다른 국가의 지역 시장 침투가 용이하지 않은 시장’으로 인식돼 왔다.
토요타는 1997년 Prius를 출시해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점했고, 미쓰비시가 2009년 순수 전기차 i-MiEV를 출시하고 각광받으며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기존 일본기업들이 누려온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입지가 굳건해 오히려 전기차로의 전환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종의 ‘혁신 기업의 딜레마(Innovator’s dillema)’로 일본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에서 뒤처지는 상황이다.
뒤늦게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일본의 토요타는 태국 시장에서 2025년을 목표로 전기 픽업트럭 출시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동남아 전기차 보급 초기, 중국 기업들의 신속한 선점
최근 몇 년은 동남아 지역 시장의 전기차 보급 초기 단계였다. 중국 기업들은 전기차 침투율이 낮은 동남아 시장에 현지 대형 딜러 및 주요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구축해 왔다.
동남아에서 전기차 시장이 가장 큰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살펴보면, 태국은 전기차 침투율이 2021년 1%에서 2023년 약 11%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1년 0.1%에서 2023년 1.7%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전기차 보급 수준은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태국시장 진출 초기부터 태국 현지 대형 딜러 업체 및 태국 주요 국가기관들과 협력 체계를 활발히 구축해 왔다. 특히 BYD는 Rever Autonotive(Siam Motors Group), 상하이자동차(SAIC)는 Charoen Pokphand(CP) Group, GWM은 태국전력청(EGAT) 및 태국관광청(TAT) 등 주요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서비스망 구축은 물론 생산공장 건설도 협력하고 있다. 중국 국영 연구기관인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ARC)는 태국 방콕에 거점을 설치하기도 했다. 태국 현지에 설립된 CATARC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법률, 기술, 인증, 규제 대응 등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며 중국 전기차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 투자유치 및 실익 중심의 정책 변화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시장 선점은 주요국들의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동남아 주요국인 태국, 인도네시아 모두 전기차 시장 형성 초기부터 구매 보조금,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활용하여 전기차 보급에 주력해 왔다. 게다가 이들 국가들은 점차 전기차의 현지 생산 의무화를 추진하며 투자 유치 및 산업 육성전략으로 정책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전기차 시장 형성 초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철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시장에서 유리한 이점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 수출국의 관세는 일본 20%, 한국 40%, 독일 60~80% 등으로 비교적 고관세였기에 중국 전기차의 침투가 수월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태국 정부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부품 관세 면제, 법인세 8년 면제 등 다양한 정책적 인센티브를 전기차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 정부가 자국을 ASEAN의 전기차 생산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세우고 전기차 기업의 현지 생산 의무화 정책인 EV 3.0, EV 3.5를 추진 중이다.
태국의 전기차 산업 육성정책 EV 3.0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 기업들은 2024~25년 전기차의 수입 판매당 현지 생산 판매 비율을 1:1로 유지해야 한다. EV 3.5에서는 2026년부터 1:2, 2027년에는 1:3까지 현지 생산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2050년까지 전기차 100% 전환이라는 목표하에 2025년까지 전기차 공장 설립 완공을 약속한 기업에 수입 관세, 사치품 판매세 등을 면제해 왔다. 최근에는 ‘국산 부품 사용 요건(TKDN)’ 적용 시점을 2024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해 현지 공장이 완공되지 않은 BYD 등 중국기업에는 유리한 상황이 마련됐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산업 육성전략이자 비관세 장벽인 TKDN 60% 적용이 2024년에 시행될 경우 현지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BYD는 세제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2023년 12월 대통령령 37조를 통해 TKDN 적용 기한을 2027년으로 연기했다. 이에 BYD가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을 마련해 요건을 충족할 때까지 세제 인센티브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중국기업 전기차의 동남아 시장 경쟁력 요소
① 해외 기업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함 중국산 전기차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판매가격은 주요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중국산 전기차가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돼도 수익성은 중국 내수 판매대비 오히려 더 높은 편이다. 실제 전기차 판매가 역시 중국 내수 판매가보다 동남아에서 판대되는 전기차 가격이 더 높게 책정돼 있다.
태국시장 내 중국 전기차의 평균단가는 2021년 약 7만 2,400달러에서 2023년 약 3만 7,900달러까지 하락한 것으로 보이며 가격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2023년 태국 전기차 시장 내 주요 차종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중국 전기차의 가격은 3만달러 이하로 책정돼 있다. 테슬라, BMW 등 글로벌 기업의 전기차 대비 1.5~5배 이상 중국 전기차들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기업은 소형 및 중형의 보급형 차종에 주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이다. 반면 BMW,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은 중상급 이상의 프리미엄 차종을 판매하기에 아직 중국 전기차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없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와 중국 우렁이 양분하고 있다. 현대 아이오닉5와 우링 Air EV의 판매가격을 비교해 보면 아이오닉5는 7억 5,000만~8억 6,000만 루피아이고, Air EV는 2억 4,300만~2억 9,950만 루피아로 약 3배 가격 차이가 난다. 물론 아이오닉5는 다인승 차량이고 Air EV는 2인승 차량으로 동급 차량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동남아 지역의 소비자들은 전기차 구매 시 가격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 경향이 높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동차 소비자의 66%는 경제성, 혁신기술, 편리성 등의 측면에서 중국 전기차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다.
② BYD 배터리 광물부터 판매까지 수직계열화로 비용절감
BYD는 배터리 광물부터 자동차 판매 및 금융 서비스까지 공급망을 수직계열화하는 한편 공정기술을 혁신하며 제조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2019년 BYD는 지분율 100%의 푸디계열 회사 5개를 설립해 배터리, 센서, 모터, 전장부품, 새시(chassis), 조명 등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개발 및 제작하고 있다. 특히 BYD는 자사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든 배터리를 직접 제조하고 재활용까지 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과 인산염 등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염호 및 광산 개발에 직접 참여하거나 관련 업체 지분을 인수하고 있다. 또한 2004년 설립된 BYD 반도체에서는 IGBT, MCU, SiC 등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제작하며, 그 밖에도 차량 판매 및 금융 서비스를 위한 자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한 차원 더 나아가 BYD는 파워트레인, 배터리, 모터, 변속기 등에 사용되는 부품을 통합하고 공정을 축소해 재료 및 생산 비용을 절감해 나가고 있다. 또한 생산 공정에서도 BYD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완전히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③ 전기차 기업과 협렵업체 동남아 동반진출 공급망 현지화
중국 우링은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산업 단지를 건설해 중국 협력업체들과 함께 정착했다. 이를 통해 우링 인도네시아 생산기지는 공급망의 40% 이상을 현지에 구축하는 상황이다. 우링은 2022년 8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인 궈쉬안하이테크와 협력해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현지 조달하고 있으며, 그 밖에 자동차 강판, 판금, 리어액슬, 차량 공조장치 등 17개의 중국 부품업체가 동반 진출해 있다.
또한 우링 인도네시아 법인은 48개 현지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직원의 95% 이상을 현지인으로 고용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한편, 2023년 1월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로 우링이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는 부품은 무관세로 조달이 가능해졌다.
우링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A/S망을 적극 구축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와 충전소 건설 및 충전 표준제정을 논의하는 등 공급망의 다운스트림 분야에서도 현지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공장을 동남아 수출 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며 이미 일부 전기차를 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④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신속한 물류라인 확보
중국은 동남아로 연결되는 서부 육해 신통로를 통한 새로운 물류 라인을 확보하고 전기차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서부 육해 신통로는 충칭-구이저우-윈난-미얀마-라오스-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로 연결되는 약 4,400km 구간이다.
중국정부는 동남아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중국 서남부지역과 동남아로 연결되는 교통물류 시스템 및 인프라를 적극 개선 중이며, 수출 전용 창구를 개설해 금융 및 통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충칭시에 생산라인을 보유한 창안자동차, SERES는 서부 육해 신통로의 철도-해운 복합운송을 통해 동남아, 남미 등 신흥국으로 전기차 수출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SERES가 서부 육해 신통로를 통해 운송한 전기차 및 전장부품량은 2019년 200TEU에서 2022년 5,000TEU로 증가했고, 2023년까지 누적 기준 컨테이너 수 1만 TEU(이 중 전기차 운송량은 7,720TEU), 금액은 20억 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SERES는 철도-해운 복합운송을 통해 충칭에서 인도네시아까지 물류 운송 소요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8일로 단축하면서 비용도 50% 감축했다.
또한 중국기업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하면서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자동차 운반선 보유를 확대하고 있다. 2024년 현재 중국은 33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보유 중이고, BYD, SAIC, 체리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 기업들이 신규 주문한 자동차 운반선은 47척에 달한다.
6,500대급 자동차 운반선의 일일 사용료는 2023년 말 11만 5,000달러에 달해 2019년 평균가의 7배를 넘어섰다. 중국업체들의 자동차 운반선 구매는 수출 물류비용 감축 명목으로 지방정부 지원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BYD가 신규 위탁주문한 자동차 운반선은 총 14척에 달한다. 향후 BYD의 전기차 운송 능력은 연간 13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5년 850만대 동남아 시장, 한·중·일 치열한 경쟁 예상
동남아 주요국의 전기차 현지 생산 의무화 정책에 따라 중국 전기차 기업의 동남아 현지 생산라인이 2024년 이후 대거 가동될 예정이다. 태국에서는 BYD, 광저우자동차, Hozon이 2024년, 창안 자동차는 2025년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태국 내 전기차 생산 물량은 동남아 시장 외에 유럽과 호주 등으로도 수출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중국 체리자동차가 현지에 8억달러를 투자해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LFP 배터리를 탑재한 보급형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기에 향후 중국 전기차들의 동남아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도 있다. 동남아 지역은 연중 최저 기온이 15°C 이상이므로 저온으로 인한 LFP 배터리의 성능 저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또한 우링 Air EV의 경우 가정용 콘센트로도 충전이 가능해 충전 인프라가 미비한 동남아 지역에서 더욱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동남아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전기차의 동남아 시장 점유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2024년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종을 출시했고, 13억달러를 투자해 15만대 규모의 현지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도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 BYD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은 이미 현지 다인승 전기차 세그먼트를 선점한 현대차의 행보에 다소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유럽, 미국 등 주요 전기차 시장의 판매가 둔화되면서 동남아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35년에는 ASEAN 6개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850만대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한·중·일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EY에 따르면 2035년 기준 예상 판매량은 인도네시아(450만대), 태국(250만대), 베트남(100만대), 필리핀(75만대) 순으로 시장이 형성될 전망된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태국(350억~420억달러)이 인도네시아(260억~300억달러) 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3년 태국에 법인을 설립했고, 토요타, 혼다, 이스즈(ISUZU), 미쓰비시 등 일본기업도 태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4개 기업은 향후 5년간 태국에 4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혼다는 일본기업 최초로 2024년 1분기에 태국 내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고, 토요타와 이스즈는 2025년 태국 내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할 계획으로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축적된 기술력으로 스마트화·프리미엄화까지 가속
최근 중국 내 전기차 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가성비 모델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고사양 모델까지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전기차의 스마트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기존보다 스마트화 수준을 끌어올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전기차들은 스마트 콕핏(디지털 운전석) 채택률을 빠르게 높여 나가고 있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 대형화, 멀티스크린, AI 스피커 등을 통해 스마트카를 구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초고속 충전 기술도 적용하는 추세다. 현재까지는 400V 충천시스템이 가장 일반적인 상황이지만 향후에는 800V 이상의 초급속 충전 시스템도 적용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충전시간 단축, 에너지 소모 감소, 주행거리 향상, 차체 중량 감소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는 2024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925V 전압에사 작동하는 3세대 플랫폼 기반 900V 아키텍처가 탑재된 ‘니오 ET9’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은 그 동안의 생산노하우와 기술력을 토대로 전기차 분야에서 프리미엄 시장 확장도 노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 내수 시장이 타켓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에는 동남아 전기차 시장으로까지 진출해 제품 구성의 다양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 2024년 1분기 신에너지차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상위 10개사 가운데 중국 기업이 9개였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외국기업으로는 테슬라가 있었다.
중국 전기차 시장 내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중국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은 더욱 공격적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선전을 펼쳐온 만큼 동남아 시장 굳히기를 위해 더욱 활발한 움직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기업 동남아 전기차 시장 공략 방안 모색해야
중국 기업들의 동남아 전기차 시장공략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응도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신흥국 소득수준에 맞는 보급형 차종을 포함한 다양한 세그먼트의 전기차 출시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동남아 지역에 대한 판매 및 생산 확대를 검토할 시점이다.
2023년을 전후해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행보에 비해 현지 투자 확대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동남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전기차 종류도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배터리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남아 주요국에도 배터리 구독 모델 도입을 통해 중저가 차량 소비자층의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동남아 국가들이 현지 투자생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한편 수입차에 대해 높은 세금 등을 부과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동남아 주요국들 대상으로 한 그린필드 투자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부는 한-ASEAN FTA, 한-태국 EPA 등을 통해 전기차 관련 관세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과 동시에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태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은 한-ASEAN FTA 기준으로 40%의 관세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중-ASEAN FTA를 활용해 태국에 전기차를 무관세 수출하고, RCEP을 통해 전기차 부품도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전기차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함에 따라 해외 현지 투자생산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금융지원 확대 및 국가의 핵심산업 보호·육성을 위한 특수목적기금 설립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경우 2024년 2월 중앙 및 지방 정부, 중앙은행, 세관 등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가적 정책으로 '신에너지차 무역협력발전 의견'을 발표하며, 중국 전기차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금융지원 확대, 해외 각국의 규제 대응 강화, 해외 R&D 및 A/S 센터 설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