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개최하는 2024 SIMTOS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글로벌 로봇산업 지형 변화 및 동향
산업용 로봇 넘어 서비스 로봇까지 성장세 지속 전망
로봇 공급망 이슈로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경쟁, 핵심소재 ·부품 무기화 부상
로봇은 제조업 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 전반에서 생산성 제고의 수단이며, 로봇 산업 그 자체로 미래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접어들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로봇과 사람의 일상적 공존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AI 기술 발전에 따른 로봇과 AI의 융합 가속화는 로봇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부족, 팬데믹과 같은 불확실성, 국제 정세 불안, 산업계의 리쇼어링 등의 요소는 로봇산업에 다양한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디지털 기술 발전, 로봇·AI·서비스 결합 등도 로봇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글로벌 이슈 특집(2023-1) ‘글로벌 로봇산업 지형 변화 및 국내 정책 대응 방향’을 토대로 현재 로봇산업의 현황을 살펴봤다.
세계 로봇시장 지속 성장, ’26년 741억달러 전망
세계적으로 로봇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1년 글로벌 로봇시장 규모는 332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서비스 로봇 수요 증가에 따라 ’26년에는 74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용 로봇은 주요 제조업에서 도입이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현재까지 초기 단계로 향후 로봇 산업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22년 글로벌 산업용 로봇설치 대수는 53만 1,060대로 전년대비 2% 증가했다. ’18년 42만 3천대를 기록했던 산업용 로봇 설치대수는 ’21년 50만대를 넘어서며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속적인 자동화 추세와 기술혁신으로 산업용 로봇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리쇼어링과 인력 부족 등의 요인도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산업별로 로봇 설치 현황을 살펴보면 전기·전자 13만 9,745대, 자동차 13만 7,469대, 금속·기계 6만 4,446대, 플라스틱·화학 2만 5,437대, 식품 1만 3,237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 분야 설치 대수는 ’19년 89,000대, ’20년 110,402대, ’21년 137,932대, ’22년 139,745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20년에는 자동차 분야를 제치고 로봇 설치 1위로 부상했다. 지역별 설치 현황을 살펴보면 ’22년 아시아/대양주의 로봇 설치는 38만 2천대로, 같은 해 신규 설치 로봇 중 72%가 아시아 시장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 생산 강국으로, ’22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화 추세 및 팬데믹 이후 중국 재개방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용 로봇시장 다양화로 성장 견인 예상
서비스 로봇 시장의 성장세도 거세다. ’21년 서비스용 로봇 판매는 전년대비 9% 증가한 1,920만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로봇(RaaS, Robot as a Service) 모델은 125% 증가한 5,217유닛을 기록했다. ’21년 글로벌 전문 서비스용 로봇의 판매 대수는 전년대비 37% 증가한 121,000대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운송·물류 50,000대, 접객 20,000대, 의료 15,000대, 전문청소 13,000대, 농업 8,000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1년 전년대비 판매 대수 증가율은 접객 85%, 운송·물류 45%, 전문청소 31%, 의료 23%, 유지보수·검사 21%, 농업 6% 순이었다. 접객 로봇은 전년대비 85%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시장 잠재력에 비하면 아직까지 판매 대수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문 서비스 로봇용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서비스업 내 자동화 확대였다. 전문 서비스 로봇업체들은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의 지출 부담과 노동력 부족 현상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21년 글로벌 개인 서비스 로봇의 판매 대수는 전년대비 9.3% 증가했으며, 이 중 가정용 로봇이 12% 증가한 1,900만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청소로봇은 개인 서비스 로봇의 대표적인 예로 개인 서비스 로봇 판매 대수의 88%를 차지했으며, 향후 연평균 23% 성장해 ’25년에는 103억 달러의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 케어 로봇 판대 대수도 16% 증가했으나, 반려 로봇과 교육 로봇 판매 대수는 ?11.4%, -80.6%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스 앤 마켓스(Markets and Markets)은 RaaS 시장이 성장 초기 단계에 있지만 기업의 로봇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23년부터 ’28년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RaaS 시장은 연평균 17.4% 성장해 ’23년 약 18억달러에서 ’28년 약 40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RaaS 시장에서는 물류분야가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창고에 자율주행로봇(AMR), 피킹로봇, 자율형 포크리프트 도입으로 물류업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RaaS 시장을 운반, 조립·분해, 가공, 분배, 용접 및 기타로 분류할 경우 운반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RasS 시장의 지역별 비중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52%로 가장 클 것으로 보이며, ’23~’28년 기간에도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글로벌 로봇 수요 및 설치분야 선두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중국이 자치하는 위상은 매우 크다. ’22년 중국의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26만 7,726대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설치 대수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일본 51,558대(+9.22%), 미국 39,940대(+14.1%), 한국 30,336대(-2.5%), 독일 26,344대(+10.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자동차산업이 로봇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로봇 설치 대수는 ’21년 9,854대에서 ’22년 1만 4,594대로 4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 싱가포르,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로봇 밀도가 높은 상황이며, 미국과 같이 독일 자동차산업이 산업용 로봇의 주요 고객이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산업용 로봇 설치규모에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생산 및 공급에서도 선도국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일본은 세계 전체 공급량의 45%를 차지하는 최대 산업용 로봇 생산국이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누적 가동 대수는 ’22년 135.7만대를 기록했으며, ’23년에는 약 1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20~’21년 사이에 신에너지차 수요 급증으로 산업용 로봇 누적 가동 대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산업용 로봇 수는 ’20년 94.3만대(23.3%), ’21년 121.1만대(28.4%), ’22년 135.7만대(12.1%)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편, 중국의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1년 391억 8천만위안에서 ’22년 542억위안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23년에는 약 752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 증가로 로봇산업 지속 성장 예상
세계 로봇산업 시장에서 수요증가 이유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숙련된 인력의 부족, 팬데믹에 의한 보건위기, 제조업 리쇼어링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출산·고령화라는 전 세계 인구 구조변화를 고려할 때 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천명당 ’63년 36명이 출생한데 반해 이 수치는 ’21년 17명으로 감소했으며, 전 세계 생산가능 인구 비중 역시 ’12년 정점을 찍고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는 고소득 국가나 중?저소득 국가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특히 우리나라의 출생률 감소는 급격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 하에서 숙련인력 감소는 기업들로 하여금 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끔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보건위기 자체뿐만 아니라 복원력(resilience)이라는 측면에서도 로봇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20년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갈 당시, 로봇 활용을 통해 보건위기에 대응한 사례들이 있다. 로봇을 통한 환자 원격진료, 병원 소독을 위한 전문청소로봇, 처방약·식사 제공을 위한 배송로봇, 감염샘플 수송로봇,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공공서비스 방송로봇 등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물류, 청소, 의료, 접객, 농업 로봇 등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이 급성장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년 전문 서비스 로봇 중 소독을 비롯한 전문 청소로봇은 2배, 식음료 서비스 로봇은 3배의 매출 증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이 대부분 산업에 위기를 초래하면서 기업들은 생존과 함께 피해 및 공급망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로봇, 자동화 등을 포함한 디지털전환(DX)을 모색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위기, 국제 정세의 불안 등 위기가 빈번해지면서 복원력을 위한 디지털전환 투자 추세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급망 측면에서 보면, 과거에는 저비용 공급과 재고 최소화라는 비용 효과성의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위기가 나타나면서 복원력을 갖춘 탄력적 공급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공급망 복원력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를 통해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하는 한편, 자동화와 로봇 도입을 통해 공급망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자동화가 기존에 생산성, 생산비용 절감, 신뢰성에 기반했다면, 최근에는 종업원 경험(Employee experience), 복원력(resilience), 유연성(flexi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으로 그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의 제조업 리쇼어링 증가도 로봇산업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위기에 기업들이 사업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정부지원, 공급망 리스크, 숙련인력 등을 바탕으로 ’19~’20년부터 리쇼어링과 해외 직접 투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21 Kearney Reshoring Index’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미국 경영진 중 92%가 리쇼어링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사업 운영 기업의 임원진 중 79%는 제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거나 향후 3년 안에 최소 일부를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유럽 기업들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취약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럽 내, 특히 중·동부 유럽으로 리쇼어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유럽 기업들은 미국이나 멕시코를 리쇼어링 지역으로 고려 중인 상황이다.
일본 역시 해외 조달 또는 수입품을 이용하고 있는 기업 4개 중 1개가 안정적 조달 등을 이유로 리쇼어링 또는 자국산 제품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몇 년 사이의 리쇼어링 움직임은 자동화 및 로봇 도입으로 제조 비용의 효율성을 맞출 수 있기에 가능하며, 향후 로봇 도입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경쟁 등 로봇산업 이슈 부상
현재 글로벌 로봇산업에서는 향후 공급망 관련 이슈로 두 가지가 부상하고 있다. 하나는 미-중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경쟁, 다른 하나는 핵심소재 및 부품 무기화를 들 수 있다.
무역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첨단기술 경쟁을 넘어 경제안보 경쟁으로 진화되면서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강제적 기술이전 요구와 같은 부당무역관행을 조사하기 위해 ‘수퍼 301조’를 발동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서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들은 중국의 기술, 정보의 부당 획득 문제나 위구르 등 인권 문제를 지적하며 대중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5G로 시작된 미-중 첨단기술 경쟁은 이후 반도체에 이어 최근에는 AI, 양자컴퓨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로봇에 대해서는 중국 공급망 배제를 언급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로봇 관련 기술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되는 등 미국의 대중 제한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로봇산업 자체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로봇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2년 2월부터 ‘국가중대신흥기술전략(National Strategy for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ies)’에 자율시스템과 로봇을 8번째로 포함시켰다.
이는 제조용 로봇을 통해 제조기술에 관한 민감정보 확보가 가능한데다 서비스 로봇이 축적하는 민간데이터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로봇이 미국 내 광범위하게 보급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봇과 AI의 융합은 사람의 제어나 감독 없이도 로봇이 작동할 수 있으며, 경제?사회 분야에 지금보다 더 많은 로봇이 사용될 수 있기에 미국의 대중국 경계를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로봇 공급망 재편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이는 반도체가 로봇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AI 알고리즘 처리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반도체가 로봇 공급망 재편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래 로봇산업의 변수, 핵심 소재·부품 무기화
로봇 공급망은 소재·부품·SW, 제조, 시스템 통합, 수요기업 순으로 구성돼 있다. 구동, 구조, 제어, 센싱 등의 소재·부품 기술력이 완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소재·부품 공급망이 특정 국가나 지역에 집중되어 있을 경우 공급망 혼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실례로 바나듐 기반 소재는 혁신 소재로 로봇 모터와 인공근육의 소형화, 다기능화에 활용된다. 티타늄 금속, 마그네슘·알루미늄 합금과 같은 경합금은 강도 대비 중량 비율 측면에서 특별한 관심을 끄는 소재다. 로봇산업의 공급망 측면에서 보면 원자재 중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위기 하에서는 공급망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현재 유럽은 원자재 단계에서 총 45개 원자재 중 52%를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아프리카 11%, 라틴아메리카 8%, 기타 아시아 6%의 순이다.
부품 역시 무기화가 가능한 분야다. 로봇의 경우 로봇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감속기, 서보모터 등은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부품 공급망의 경우 미-중 갈등에서 오는 혼란보다는 국가 간 갈등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19년 일본 수출 규제 시 일본 기업들의 대한국 수출 구동부품의 물량 조절 및 공급 지연으로 국내 기업 다수가 피해를 입었던 사례가 있다. 최근 한-일 관계가 개선된 상황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부품 단가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로봇+AI+ 서비스 결합으로 로봇산업 확산 기대
4차 산업혁명 등장 이후 디지털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트윈과 같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융합된 구조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로봇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RaaS 등장으로 사용자 중심 변화
?RaaS는 시장에서 수요자들에게 로봇 제품이 아닌 로봇 서비스로서 더 많은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독서비스로서 RaaS의 장점은 낮은 진입 비용, 유연성, 확장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기업과 소비자의 로봇 사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완화시키면서, 시장에서 로봇 수요가 보다 정교하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물류 분야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 감축, 시장의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용이한 규모의 확장과 축소 등으로 인해 RaaS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RaaS는 물류와 같은 서비스 로봇뿐만 아니라 제조용 로봇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단품 판매 중심의 로봇 비즈니스 모델이 RaaS로 전환됨에 따라 제조용 로봇에서도 서비스용 로봇에서와 같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구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간 로봇 생태계에서는 로봇 부품 및 로봇 제품 단위의 기술개발과 공급이 이루어져 왔다. 반면, RaaS 등장 이후 사용자 중심의 로봇 서비스 공급과 관련 기술 개발이 생태계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수요가 공급의 혁신을 견인하는 전형적인 수요 주도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로봇산업 경쟁력 5위, 신성장 동력 확보해야
우리나라의 제조용 로봇산업 경쟁력은 세계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것에 반해 해외 수입의존도 무척 높은 편이다. 미국, 일본 등 기술 선도국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며, 서비스용 로봇의 경우 품질, 가격경쟁력 등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협소한 내수시장, 로봇 기업의 영세성, 부품의 외산 의존도, SW 및 SI 취약성, 전문인력 부족 등의 문제는 우리나라 로봇산업 생태계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글로벌 로봇산업 지형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우리 로봇산업은 그간의 취약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산 로봇업계에서는 완제품 제조역량 강화와 함께 부품, SW의 핵심기술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로봇의 후방산업인 AI, IoT, 통신 등에 강점을 가진 만큼 보유 기술들을 로봇에 융합하는 로봇 기술 전반의 고도화 전략이 요구된다.
글로벌 로봇산업 공급망 역시 재편 가능성이 있기에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한 선제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원가 비중이 높은 모터, 감속기, 센서 등 핵심부품의 상당 부분을 일본, 독일 등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망 혼란 시를 대비해 핵심 부품 국산화에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로봇산업 인력부족은 기업의 영세성, 산업 생태계 약화 등의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도 있기에, 로봇산업 인력 육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