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개최하는 2024 SIMTOS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자동차 수출구조 변화와 향후 과제
세계 친환경 자동차 확산에 국내 자동차산업 최대 실적 기록
공급망 개편, 경제 블록화 등 미래 변화 및 위협 대응책 강구 필요
최근 국내 자동차 수출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0% 미만을 차지하던 친환경 자동차 수출 비중은 2022년에 30%를 넘어서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친환경 자동차의 세계적 수요 확대에 힘입은 바가 크며, 국내 친환경 자동차의 경쟁력 향상과 상품성 개선이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주요국들은 자국 중심의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의 보고서, ‘자동차 수출구조 변화와 향후 과제’를 통해 자동차 시장 현황과 향후 국내 자동차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봤다.
2020년 이후 친환경차 중심의 수출 증가세 지속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356억달러를 기록한 후 수출 단가가 높은 친환경 차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체 수출액에서 전기자동차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전체 수출액에서 1.1%를 차지하던 전기자동차의 수출 비중은 2022년 15.8%로 증가했으며, 2023년 1분기에는 22.0%에 달하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출도 2020년 이후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2022년에 전체 수출액에서 하이브리드 계열 두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8.2% 대비 7.1%포인트 증가한 15.3%를 기록했다. 국내 전체 자동차 수출 대수 측면에서는 2019년 240만 1,000대에서 2022년 230만대로 감소했으나, 높은 단가의 친환경차 비중이 늘면서 수출액은 증가했다. 친환경 자동차 수출 대수가 2019년 25만 9,000대에서 2022년 55만2,000대로 11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던 것이 전반적인 해외수출 증가세에 크게 이바지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주요 수출국 구성에도 일부 변화가 나타난다.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 비중은 2017년 38.3%에서 2022년 45.3%로 증가했는데, 친환경차의 수출확대가 이 같은 성과를 뒷받침했다. 2017년 자동차 수출액 기준으로 상위 10개국에 포함됐던 러시아와 이탈리아는 2023년 1분기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가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국 구성의 변화 원인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수출 물량 감소였다. 또한 이탈리아의 경우 유럽 국가들 중 상대적으로 친환경차 수출비중이 낮았기에, 수출이 증가하며 큰 폭의 수치 증감을 불러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로의 수출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10%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은 이스라엘과 2022년 9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향후 더 높은 수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동력원별 자동차 수출 현황 (단위: 대, 백만달러, %)
자료: 한국무역통계 정보 포털(TRASS)의 월별 수출입통계를 활용해 산업연구원 작성
국내 자동차산업의 국가별 자동차 수출 현황 (단위: 대, 백만달러, %)
자료: 한국무역통계 정보 포털(TRASS)의 월별 수출입통계를 활용해 산업연구원 작성
미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수출 경쟁력 확대
한국의 자동차 수출 경쟁력은 최대 수출국, 미국의 수입 동향을 통해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미국 시장은 한국의 친환경차 경쟁력 향상이 수출 증가를 견인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1분기 기준 한국은 미국의 친환경 자동차 최대 수입국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0년 4위, 2021년 2위에 이어 2022년부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1분기 기준 미국의 친환경 자동차 수입액 중 전기차 비중은 47.5%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2022년부터 독일에 이어 미국의 두 번째 전기차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 자동차 경쟁력 확보를 통해 미국 시장을 지속적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전체 자동차 수입액 중 2018년 8.0% 비중은 계속 증가해 2022년 13.3%를 나타냈으며, 2023년 1분기에는 15.0%를 달성했다. 한국은 2020년부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액 기준으로 네 번째 최대 수입국이며, 이는 2019년 5위에서 한 단계 올라선 순위다.
이 같은 실적 배경에는 한국 자동차의 상품성 개선이 가장 큰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 소비자들의 한국 자동차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면서 미국 시장 내 상품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의 상품성 만족도 조사(Automotive Performance Execution and Layout)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019년 조사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모두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2022년 조사에서는 두 기업 모두 평균을 상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2019년과 2022년 모두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전기차 소유 경험 조사(Electric Vehicle Experience Ownership) 결과에서도 국내 기업의 자동차들은 미국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의 국가별 친환경 자동차 수입 현황 (단위: 대, 백만달러, %)
자료: K-stat 무역통계, https://stat.kita.net/ (2023. 5. 10).
글로벌 공급망 개편 전략에 자동차 수출 불확실성 확대
현재 자동차산업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에 자동차산업 공급망이 재구축 중이며, 주요국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힘쓰면서 미래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 제정을 통해 전략적으로 자국 중심의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IRA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에 포함된 중요광물 및 배터리 구성 요소의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야 한다. 더불어 세액공제의 기본 요건으로 북미지역에서 자동차가 최종 생산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IRA는 한국의 자동차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한국 전기차는 보조금 명단에 포함되지 못해 소매 판매의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반면, 리스 차량의 경우 북미 생산 전기차가 아니라도 세액공제 수령이 가능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리스 비중을 확대하며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의 리스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발표 이후 미국에서는 전기차 리스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EU도 탄력적 공급망 구축과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해 기후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과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 Act)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EU의 역내 배터리 제조역량 확보 및 관련 원자재의 공급망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거점 결정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EU 집행위원회는 한시적으로 친환경 산업 관련 보조금 규제를 완화하는 등 역내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자국 내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법안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친환경 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공장 건설 절차 단축 및 유럽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차등 지급 등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차종별 신차 리스 비율 추세
자료: Bown, Chad P.(2023), “Industrial policy for electric vehicle supply chains and the US-EU fight over the Inflation Reduction Act.”,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Working Paper, 23-1.
전기차 기업·모델 증가로 향후 시장 경쟁 심화 예상
글로벌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의 시장진입이 활발한 상황이다. 향후 경쟁은 치열해 것이 확실해 한국 자동차산업에도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모델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인해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들은 판매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
테슬라는 2023년 미국 시장에서 여러 차례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가격 인하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했지만, 수익성 하락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한, 포드도 테슬라의 가격 인하 발표 이후 자사 전기차의 가격 인하를 결정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폭스바겐과 BMW는 중국 시장에서 자사 전기차의 판매가 인하를 발표했으며, 폴스타도 ‘폴스타 3’을 초기 발표된 가격보다 낮게 중국시장에 출시하는 등 중국 시장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기차 모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모델 수의 증가는 가격 경쟁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크다. 한편, 기업들 간의 가격 경쟁이 확대되는 것은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명확한 우위를 점하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없음을 반증한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비야디(BYD)는 유럽, 일본, 아세안(ASEAN), 브라질 등 판매 지역을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그레이트 월(Great Wall, 장성기차)과 지리(Geely)도 유럽과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을 추진 중이다. 웨이라이(NIO, 니오)는 전기차 판매에 더해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하고, 타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을 펼치며 판매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웨이라이는 2025년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외 지역에 1,000여 곳의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세계 시장 차량의 동력원별 자동차 판매 모델 수의 변화
자료: IEA(2023), Global EV Outlook 2023,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신흥국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추세는 기회 가능성
친환경 자동차의 주요 시장으로는 중국, 미국, 유럽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신흥국들도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에서는 친환경차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는 2023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대상은 자국 내 생산 공장을 보유한 기업이 생산한 차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은 2022년 9월부터 전기차에 대한 소비세 감면 및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에 대한 혜택이 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도 전기차 보급 확대 및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 인도 지방정부에서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인도의 전기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신흥시장의 전기자동차 수요 확대에 따라 해당 지역들에 대한 한국산 전기차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인도네시아·태국의 친환경차 판매 동향과 전기차 모델 수 변화
자료: IEA(2023), Global EV Outlook 2023,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주: 왼쪽 축은 판매 대수를, 오른쪽 축은 판매 모델 수를 나타냄.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정부와 기업들 전략적 행보 추진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산업 환경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추진 중이며, 정부 역시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은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요 다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차량에 기반한 서비스 분야가 점차 확대되면서 관련 수요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는 자회사인 브라이트드롭(BrightDrop)과 크루즈(Cruise)를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며, 이를 위해 전용 차량인 제보(Zevo) 600과 오리진(Origin)을 개발한 바 있다.
궁극적으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상용차의 배기가스 감축이 필수적이다. 반면, 현재 상용차는 아직까지 전동화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22년 전 세계 버스와 트럭의 전체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각각 4.5%와 1.2%가 전기차량이었다. 이 중 중국에서 팔린 차량이 각각 80%와 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전기 상용차 출시 및 양산 시작을 발표하고, 상용차 전동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들도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2045년까지 모든 트럭을 무공해 차량(Zero-emission truck)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특히 항구나 물류창고 밀집 지역(warehouse district)에서 운영되는 트럭은 2035년까지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도 2040년까지 대형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90% 절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안했다, EU가 내놓은 법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시내 신규 버스는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된다. 볼보트럭(Volvo Trucks)과 다임러트럭(Daimler Truck)은 전기트럭 생산을 시작했으며, 스카니아(Scania)도 최근 전기트럭을 출시하며 전기 상용차 시장에 진입했다. 전기자동차에 더해 상용 수소전기차에 대한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활발한 상황이다. 니콜라와 볼테라는 북미 지역에 수소충전소 설립을 목표로 파트너십을 맺고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을 추진 중이다. 스타트업인 HVS와 유통업체인 ASDA도 영국 정부 지원을 통해 물류 운반을 위한 자율주행 수소전기차 개발을 추진한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자사 차량의 상품성 제고를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은 차량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의 수익성 창출 및 차량 상품성 향상을 위해 그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그룹은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자회사인 카리아드(CARIAD)를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 개발 체제로 기업구조를 전환하고,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할 계획이다.
세계 전기버스 등록 대수와 판매 비중의 지역별 추이
자료: IEA(2023), Global EV Outlook 2023,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주: 왼쪽 축과 막대그래프는 등록 대수를, 오른쪽 축과 점은 판매 비중을 나타냄
세계 전기트럭 등록 대수와 판매 비중의 지역별 추이
자료: IEA(2023), Global EV Outlook 2023,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주: 왼쪽 축과 막대그래프는 등록 대수를, 오른쪽 축과 점은 판매 비중을 나타냄.
대외 불확실성 대응위한 전략적 투자·시장다변화 노력 필요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사상 처음으로 월 기준 60억달러 수출 등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의 경쟁 심화와 위협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거둔 성과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행보가 요구된다.
미·중 무역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자국 중심의 공급망구축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수출 다변화 전략은 필수적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친환경차 확대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어, 향후 친환경차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경제적 측면의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이다. 주요국의 공급망 정책이나 국가 간의 분쟁 등은 민간 부문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신규 공급망 구축이 요구되며,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한국의 입지와 역활 확보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정책 추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든다면,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의 주요 생산국들이기 때문에,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탄소중립과 공급망 문제에 공동대응이 용이할 수 있다.
수출 다변화를 위해서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출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관 산업계 전체가 굳건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만 자동차 생산 경쟁력 유지와 강화가 뒤따를 것이다. 또한 전기차 생산 공장 확보와 생산성 증대를 위한 민·관의 긴밀한 소통 및 협력이 요구된다. 더불어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 간의 협력을 확대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상용차 전동화 추진 등 경쟁력 요소 마련 시급
상용차 부문의 전동화를 위한 정책 역시 확대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물론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2020년 기준 중·대형 상용차는 국내 전체 등록 차량의 약 3.5%에 불과하지만,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2.5%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한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상용차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상용차 부문의 전동화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소 등의 관련 인프라 구축과 함께 시장 내 수요를 올리기 위한 방안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류거점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상용차용 충전소 보급을 확대해 사용자 편의성을 도모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충전 비용 등 전기 및 수소 상용차 유지비용에 대한 이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으로 수요를 확대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전기 및 수소 상용차 보급 확대와 함께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 수립돼야, 중·장기적인 수출 경쟁력 확보도 가능할 것이다. 상용차는 큰 배터리 용량과 함께 평균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배터리 순환 경제에 대한 전략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상용차 가격의 경쟁력 확보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서비스 및 차량용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 역시 국내 자동차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와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민간 부문의 투자 확대와 함께 국내의 인력 양성 정책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확대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기업의 시장 진입과 관련 인력의 수급 확충을 도모해야 한다. 상용차 등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 부문 개발 노력과 정책적 지원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는 차량과 소프트웨어 등의 제품에 더해 실증기반을 확대하고, 데이터 활용에 관한 제도적 기반도 갖추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를 타고 국내 자동차 산업은 그간 쌓아온 역량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각광받는 상품력을 갖추고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신흥국들도 미래 시장으로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분석과 전략으로 외부 위협을 회피할 수 있는 대응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민간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고 노력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