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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메가트렌드로 다가온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
작성일 2023-09-14 오전 11: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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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메가트렌드로 다가온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정만태



1. 들어가는 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제한된 분야에 적용되는 단순한 혁신과 달리 기업 경영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특징이 있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기술로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IoT, 플랫폼, 로보틱스, AR/VR 등이다. 코로나19 확산은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디지털 전환을 더욱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메가트렌드는 경제 주체의 의사 결정이나 정책적 노력에 의하여 형성되거나 경로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경제가 불가피하게 당면하여 적절한 정책 수단이나 개별 조치를 통하여 효율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근본적인 조류나 흐름으로 해석된다(산업연구원, 2005년). 

이제 디지털 전환은 현존 개별기업이 피할 수 없는 메가트렌드이다. 이하에서는 주요국과 우리나라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 지원정책에서의 중점 내용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갈음해 보고, 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 실태를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술별 필요성, 전환 단계, 기술경쟁력 등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이를 토대로 디지털 전환 추진 방향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2.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중점 지원정책에서의 필요성 갈음 

독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도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는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이하에서는 주요국들이 디지털 전환 지원정책 추진과정에서의 중점 내용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갈음해 본다. 

첫째, 독일은 기업에 대한 직접지원을 하기 보다는 플랫폼 구축과 참여를 유도하는 간접지원과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해 사회혁신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적 관점에서 추구하며, 가능하면 기업을 특정하기 보다는 모든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하여 수요자/공급자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독일은 기존 기업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인더스트리 4.0의 개념에서 인간 중심, 지속 가능성 등에 방점을 둔 인더스트리 5.0의 개념으로 전환하고 있다. 

둘째, 일본은 제조기업의 디지털화에서 출발하여 데이터 정책을 강화하고 기업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지표 설정, 진단체계 구축, 가이드 라인 제시, IT시스템 구축 비용 대책, 디지털 전환 인력 양성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정보처리기구(Information technology Promotion Agency)를 통해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수집 및 분석하고, 향후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기업들을 위한 가이드 라인 및 노하우 전수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셋째, 미국은 2018년 첨단 제조업 리더십 전략, 2021년 제조업 확장 파트너십(MEP)의 재확대, 리쇼어링 정책 등을 디지털 전환과 연계하여 추진하고 있다. 미국 첨단 제조업 리더십 확보 전략은 미국 내 첨단 제조업 혁신과 경쟁력을 위한 기술력과 지식을 갖춘 자국 인력이 부족하다는 인식 하에 신제조 기술개발 및 이전, 제조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 공급망 역량 제고 등에 방점을 두고 추진 중이다.

넷째, 중국은 스마트제조 발전 14차 5개년 계획(2021~ 2025)과 중소기업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행동 방안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치명적인 영향을 받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적합한 통합 디지털 플랫폼과 솔루션, 제품 서비스 홍보, 네트워크 인프라 등의 지원을 강조한다.

다섯째, 우리나라는 ‘디지털 기반 산업 혁신성장 전략’(2020.8), ‘한국형 뉴딜 2.0’(2021.7)정책을 수립하였고, 2021년 12월에는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을 제정하여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제도 기반을 마련하였다. 동 법에서 산업 디지털 전환은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개발, 생산, 유통, 소비 등의 활동 과정에서 생성 또는 활용되는 것으로서 빛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자료 또는 정보인 산업데이터의 활용과 지능정보기술의 산업 적용을 통해 산업 활동 과정을 효율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3. 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 실태

첫째, 디지털 전환의 기술별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산업연구원, 2021)를 보면, 기술분야 가운데 전체적으로 플랫폼이 3.4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 플랫폼 구축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다. 그 다음 분야로 네트워크(5G) 3.12점, 빅데이터 3.05점, 블록체인 3.02점 등의 순이다. 산업군별로는 IT서비스에서 디지털 기술의 필요성이 타산업군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플랫폼 4.15점, 네트워크(5G) 3.99점, 블록체인 3.89점, 빅데이터 3.77점, 클라우드 컴퓨팅 3.71점 등이 높은 편이다. 반면 비IT서비스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전반적으로 낮다. 플랫폼(3.56점)을 제외한 모든 디지털 기술의 필요성이 낮다. IT제조업에서 블록체인과 로봇 기술을 제외한 모든 디지털 기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높다.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조사대상 기업의 93.1%가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추진 중인 기업은 19.5%에 불과하다(산업통상자원부, 2021). 디지털 전환 전담 조직이나 인력을 보유한 기업은 23.8%에 불과하고, 추진인력은 기업 평균 9.8명 수준이다. 디지털 전환 교육을 경험한 기업은 22.6%이고,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교육은 기술개발 역량(54.3%), 프로세스 혁신 역량(50.0%), 생산화 역량(40.4%) 등의 순이다. 

둘째, 우리나라 산업의 디지털 전환 단계를 산업별로 보면(산업연구원, 2021), IT서비스가 3.9단계(총 5단계로 구분)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비IT서비스가 3.2단계이며, IT제조와 비IT제조는 각각 2.7단계, 2.9단계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단계가 상대적으로 낮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스마트제조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유연한 사업전환이 어렵다.

셋째, 디지털 전환의 준비도를 계획, 기반, 기술, 조직문화 등 4개 분야 나누어 조사한 전반적인 준비도는 모두 보통(3점)에 미달한 수준이다. 계획 부문에서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한 로드맵과 전략, 예산 등의 부문이 2.7점을 약간 상회한다. 기반 부문은 디지털 전환 인력 보유가 3.6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디지털 전환 전담조직 보유는 설문조사결과 2.5점으로 가장 낮다. 국내 기업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담조직을 두고 추진하기 보다는 대부분 소규모로 관련인력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선도기업과 비교한 국내 산업의 디지털 기술 경쟁력은 대부분 낮음(2점) 수준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는 기업은 9.7%에 불과하다(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2021). 

넷째, 선도기업과 비교한 국내기업의 디지털 기술경쟁력은 대부분 낮음(2점)수준이다. IT서비스산업군은 자사의 기술경쟁력이 타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한 산업군이나 평점이 2.1~2.4점에 그쳐 선진기업과는 격차를 보인다. 

 

 

 



 

4. 디지털 전환 추진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에 근거하여 디지털 전환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해 본다. 

첫째, 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의 강건한 생태계 조성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 관점에서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 수준이 생태계와 가치사슬의 혁신을 통한 부가가치의 증대가 아니라 기업 내부의 업무 효율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한계를 극복해야 디지털 전환의 본격적인 확산이 가능하다. 

둘째, 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의 수준과 준비 정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단계이다. 현 시점에서 국내 주요 산업 특성과 현안 과제 등을 반영한 산업별 맞춤형 디지털 전환의 지원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다양한 정보자원, 전문인력풀, 디지털 전환 관련 기술 등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에 있어서 디지털 전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업무 솔루션과 관련 노하우를 개발 및 배포하여 디지털 전환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 

셋째,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국내 기업은 디지털 전환에 단기적이고 기술적인 관점에 너무 치중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처음부터 높은 단계를 목표로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디지털 전환 단계와 수준을 고려하여 중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넷째,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추진을 지연시키는 규제에 대한 지속적인 정비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 및 디지털 전환 관련 국제 표준화 논의에도 참여하여 글로벌 시장변화 흐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통해 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더욱 촉진될 것을 기대한다.